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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분석, 그 너머 편상관분석

1.초등학생을 모아놓고 발 크기와 어휘력을 재보면, 꽤나 높은 상관관계가 나온다. 발이 크면 단어를 많이 안다는, 언뜻 들으면 황당한 결론이다. 하지만 실상은 단순하다. 그저 나이를 먹으면서 발도 커지고, 배운 단어도 많아졌을 뿐이다. 두 변수 사이에 '나이'라는 거대한 공통 분모가 자리 잡고 있어서, 마치 발 크기와 어휘력이 연관된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단순한 수치만으로 두 변수가 진짜 관련이 있다고 믿어버리면 곤란한 일이 생긴다. 2.그렇다면 나이라는 껍데기를 벗겨낸, 발 크기와 어휘력의 진짜 관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때 필요한 것이 편상관분석(Partial Correlation Analysis)이다. 절차는 이렇다. 먼저 회귀분석을 통해 특정 나이대에서 으레 기대되는 ..

분화하는 개인

1.갓 성인이라며 으르렁거려봤자, 대학생은 내세울게 잘 없다.서울대 경영학과 xx학번 옆에는 또다른 서울대 경영학과 xx학번이 있을 뿐이다. 서울대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지만, 아직은 너와 나, 근처 동기끼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듯 하여, 큰 구분이 되진 않기 마련이다.2.그러나 누구나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졸업을 하게되고, 각자의 맡은 바 일이 생기고, 돈을 번다.사회적 지위가 점점 생기고, 점차 '너'로는 대체할 수 없는 '내'가 된다-고 하더라.개인의 존재가 점점 특별한 존재로 거듭남에 따라, 다시 말해, 겪는 상황이 점차 고유해짐에 따라, 개인의 가치관은 분화한다. 분화되는 과정에서의 개인은, 유일성을 얻는 과정의 개인은, 타인과는 다른 과정을 보며 동떨어진 기분과 고독, 외로움이 이따금..

26.01.10 다양한 변주곡

살다 보면, 나는 늘 같은 자리인데 마주하는 상대에 따라 신기하게도 매번 다른 소리가 난다. 같은 국가와 언어, 같은 집단 속에 머물면서도 그 변주는 천차만별이다.혹자는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 사는 것이 정답이라 말하지만, 우리는 직장에서의 역할, 친구 사이의 도리, 부모 앞에서의 자식, 그리고 연인 앞에서의 모습을 매번 달리해야만 한다. 이를 '페르소나', 즉 각기 다른 가면이라 부르기도 한다.하지만 나는 이 다른 모습들이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모습들은 가면을 갈아끼우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전체에서 맞는 조각을 꺼내어 쓰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조각을 가꾸는 일은 전체를 가꾸는 일보다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Goodbye 2025, Hello 2026!

해마다 연말이면 그 해가 익숙해질 무렵, 새해가 성큼 다가오곤 했고 2026년도 마찬가지인듯 하다.2025년이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2026년의 시작을 알리는 12시에는 온 주변이 떠들썩 했다.덕분에 연말이 주는 아쉬움과 허무함을 쉬이 뒤로할 수 있었고, 번쩍든 정신으로 2025년을 짧게 돌아보고 2026년의 다짐을 적어본다. 지켜본 한 해, 준비해야할 내 년2025년은 브랜딩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사실 2025년은 어느정도 예상된 바가 있었고, 나의 2025년은 얼추 그 예상 안에서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6년 1월 1일인 지금, 마주한 1년은 예측이 잘 안되고, 변화 속에서 신중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할 것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신중함 속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서..

<세계의 주인> 영화 감상평

세계의 주인 속 '주인의 세계'에 대하여나는 매사에 단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MBTI로 치면 'N'에 가까운 편이다. 세상에는 '그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만물은 비록 각자 최선의 이유로 이루어지진 않아도, 세계와의 상호작용 끝에 생겨난 그럴듯한 이유를 품고 있다-고 믿는다.(개발자를 관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겉보기엔 단순한 '버튼 하나'를 만드는 일 조차 결코 단순치 않음을 아니까. 세상에 '그냥 되는 기능'이란 없음은 여러번 통감했다.)그래서 늘 이유를 찾아보려곤 한다.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음은 자명하고, 나의 추측이 정답은 아닐지라도, 정답에 가까운 이유쯤은 될 수 있도록. 오늘 본 영화 도 역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로 남지 않았다. 그래서 내 가슴을 답답하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