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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자들' (권일용,고나무)을 읽고 1 - 서평 본문
사람은 자기가 볼 수 있는 것만 본다.
안구 구조상 사람은 옆이나 뒤를 볼 수 없으므로 고개를 돌리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재밌게 본 드라마를 꼽으라면 나는 항상 주저 없이 '비밀의 숲', '시그널', '라이프 온 마스' 등의 추리물을 꼽는다.재밌게 읽었던 책으로도, 어렸을때 읽었던 셜록홈즈 시리즈라던가, 히사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가면 산장 살인사건,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모방범' 등의 추리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픽션들도 많고, 실화를 바탕으로 하더라도 어느정도 허구가 가미된 경우가 많아 이어지는 흐름에 대해 나름의 상상을 하고, 전개 과정과 비교하며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을 까닭이다.
이번에 읽게된 책은 동일한 '추리물'이지만 추리 '소설'이 아닌 논픽션의 책이었다. 흉악범으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강호순,유영철 등의 사건을 다루는 프로파일러의 수사물이었다. (정확히는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의 회고록이 되겠지만)
그래서 그런지, 동일한 '수사'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어 소설과 같은 재미를 기대했던 나였지만, 기존의 소설을 읽던 관성대로 읽히지만은 않는 책임을 곧 알게되었다.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은 모두가 떠들썩했던 '연쇄살인범'이라고 불렸던 흉악범들의 사건들의 당대 시대상과 더불어, 그 시대를 살아가며 그 사건을 마주한 당시 프로파일러의 행동양식들이 가감없이 적혀있었고, 그 무대가 먼 곳이 아닌 우리 가까이에 있는, 서울이나 경기도의 지명이 곳곳이 등장하는 까닭에, 본디 추리 '소설'을 읽던 관성처럼 제 3자의 시점에서 상상의 재미만을 호호 불어가며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책에서 소개되는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씨의 프로파일러 전향 이후 일상은 고군분투의 연속이었다. 그의 존재 가치를 그가 속한 경찰이라는 큰 조직에 증명해야하는 나날이었고, 그의 존재 가치 이전에, 프로파일링이란 일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그 때문에 본격적인 팀도 5~6년이 지나고서야 꾸려졌다. 이러한 부분은 현재 나의 상황과 상당부분 겹쳐 있다고 느꼈다. 권일용씨는 '과학수사'라는 낯선 개념을 현장의 언어로도 통하도록 잘 전달해야 했고, 상부에도 납득시켜야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AI 리터러시에 관한 수 많은 요소를 타인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그가 팀을 이끌고 결실을 얻는 면면들을 엿보면서 권일용씨에 대한 공감과 나 자신에 대한 위로가 되었다.
권일용씨의 일상은 일과 삶에 대한 경계 없이 범죄에 대한 단상으로 가득찼다. 그런 모습은 굳이 일과 삶을 구분두지 않는 나와도 비슷하다고 느낀 두번째 포인트였지 않나 싶었다. 물론 비번일때 소집하거나, 밤낮과 상황 끊임없이 물론 나는 적당환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책을 다 읽고 난 한편으론,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CCTV가 설치지되지 않은 장소가 없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에서 또 다시 연쇄살인범이 등장할 수 있을까, 등장한다면 '지능형'쯤의 워딩이 아닌 '천재형' 연쇄살인범쯤으로 불려야되지 않을까. '프로파일링'은 클래식한 현장 수사와 21세기의 진보가 가져온 과학 수사의 교차점에 서 있던 잠깐의 기록으로 남을 것인가.
큰 조직내에서, 그것도 대한민국의 치안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경찰이라는 조직에서 그가 과학수사라는 현대적인 기법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고군분투를 온몸으로 실천한 그 시대가 필요로한 소방수 였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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